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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삶의 목적 의식에 대하여

by 진나아빠 2023.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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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간만에 집에서 근무를 하였다. 기업고객DB를 입력하는 일이었다. 

약 750여개의 기업정보를 일일히 입력해야 하는데, 현재까지 300개 가량 입력을 하였다. 

어떻게 보면 단순업무이고, 알바를 시켜서 해야 될 수도 있는 일이고, 아무도 이 업무를 지시하지 않았지만,

내 업무 경험상 이 DB업무는 꼭 필요한 업무이고, 최대한 빠른 시간에 업로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스스로 자발적으로 진행한 업무이다. 데이터를 입력하면서 사람의 목적의식에 대해서 놀라움을 느꼈다. 

 

1시간에 입력할 수 있는 기업정보는 대략 20개~25개 정도, 내가 주말에 목표한 수량은 200여개라 주말에 8시간을 내어서 입력해야 하는 것이다.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 마음이 시키는 일이고, 지금 아니면 할 수가 없을 거 같아서 마음을 굳게 먹고 작업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사람이 목적의식이 생기니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첫번째로 토요일, 일요일 오전6시에 일어나서 작업을 하였다. 보통 주말에는 늦잠을 자거나, 오전에 일어나서 하는 일 없이 텔레비젼을 보는 상황이었는데, 정말 오전6시에 눈을 떠서 바로 컴퓨터에 가서 입력을 진행하였다. 

 

두번째로 정신이 집중되었다는 것이다. 뚜렷한 목적의식은 사람을 집중하게 한다. 사람이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정신이 맑아지면서, 온 세상이 또렷이 보여지게 되는것이다. 주말동안 일을 하면서 전혀 피곤하지 않았고, 오히려 힘이 났다. 

참고로 토요일날 저녁에 모임이 있어서 음주를 하였는데, 통상 저녁에 음주후에는 바로 잤는데, 이번 주 토요일은 귀가하여 1시간동안 입력하다가 잠을 잤다. 그리고 그 다음날 숙취도 없었다. 

 

세번째로 주말을 정말 알차게 보냈다는 것이다. 토요일 오전6시 기상 데이터 입력 오전 8시 30분~11시까지 산행, 산행다녀와서 오후2시부터 자전거타고 헌혈, 헌혈 후에 저녁 6시 사적인 모임 참여. 일요일 오전6시 기상, 오전 11시 예배참여, 오후3시 30분 부터 딸아이와 영화감상, 오후9시에 맨발걷기 등 주말에 해야 할 일들은 모두 소화를 하였다. 

 

네번째로는 블로그에 업로드 할 소재를 얻었다는 것이었다. 목적의식을 가지고 주말에도 일을 하게 되는 것, 문득 일을 하다가 상기 내용으로 블로그에 공유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다섯번째로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요즈음 불어난 체중으로 음식조절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는데, 일에 집중하면서 주말에 텔레비젼을 켜놓고 과자를 먹는 일이 없어졌다. 그리고 금식중에 나타나는 배고픔 증상이 업무에 집중하느라 잊어버리게 되었다. 

 

위의 경우처럼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점도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나의 내면과의 싸움이었다. 과연 내가 이 일을 꼭 해야 하는걸까? 굳이 해야 되는 이유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팀장도, 팀원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굳이 내 시간을 내서 해야

되는 이유는 뭐지, 팀원들과 나눠서 하면 되는데,,, 내 내면의 또 다른 나와 싸우느라, 그 심력 소모가 힘들었다. 

 

하지만 지나고 나니, 다시 내면의 평화가 찾아 왔다. 사람은 왜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걸까? 꼭 남과 비교하면서 살아야 하는 걸까? 문득 직장에서 일이 많고 힘들어서 그만두는게 아니라, 사람이 힘들어서 그만둔다라는 말이 난 이제야 실감이 났다. 그 사람이 미워하게 되고, 증오하게 되고, 그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 만으로 그 사람을 의식하게 되니, 그게 싫고 힘든것이다. 그 생각이 24시간 따라다니면서 괴롭히니 말이다. 나도 일부 그림자에 눌려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집착에서 벗어나는 길은 사실 그대로 인정하면 되는 일이다. 그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 미워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 그런 잡념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듯이 내버려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사람을 미워하는 진정한 이유가 내가 조금 더 편할려고 하는 것과 내가 남보다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서 일수도 있다. 또 주위를 통제하고 관리하고 싶은 권력적인 욕구일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는 결국은 나 자신이 내면의 수양을 통하여, 내적인 불순물이 제거 되어야 하는 것과  나 자신의 목적의식과 삶의 의미부여로 귀결된다고 보여진다. 암튼 간만에 주말에 일을 하면서, 나름 보람되고, 알차며, 나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다.